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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어느 나라든...믿음의 야구는 매력적이다

일본 야구가 최종 무대 길목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좋은 기운을 탔다. 야구팬이 가장 좋아하는 코드가 앙상블을 이뤘다. 일본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서 6-5로 승리했다. 미국이 선착한 결승에 오르며 2006년 1회, 2009년 2회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상대는 '도깨비 팀' 멕시코. 1라운드에서 미국을 11-5로 이기더니, 약체 영국전에선 2-1로 간신히 이겼다. 하지만 8강전에서 죽음의 조(D조)에서 살아남은 푸에르토리코에 승리(스코어 5-4)하며 대회 4강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일본을 몰아붙였다. 4회 초 루이스 유리아스가 '퍼펙트 피처' 사사키 로키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했고, 7회 말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뒤 바로 나선 공격에서 랜디 아로자레나와 알렉스 버두고, '알동(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 강타자들이 차례로 안타를 때려내며 다시 앞서갔다. 8회까지 5-4로 앞섰다. 일본의 역전 드라마는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멕시코 마무리 투수로 나선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초구 바깥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을 당겨쳐 우중간을 갈랐다. 마치 야수가 없는 위치에 조준한 것처럼 가볍고 정확한 스윙을 보여줬다. 헬멧까지 벗고 내달린 그는 2루를 밟은 뒤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일본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려 했다. 에이스이자 주축 타자이자 리더 역할까지 해낸 오타니였다. 다른 메이저리거 요시다는 가예고스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역전 주자로 나섰다. 그리고 이 경기 하이라이트이자 이번 대회 명장면이 나왔다. 앞선 5경기에서 17타수 4안타에 그쳤던 '거포' 무라카미 무네타가 타석에 나선 것. 무라카미는 한국 야구팬에게도 유명하다. 2022시즌 일본 리그에서 홈런 56개를 치며 일본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선수다. 최연소 타격 3관왕(타율·홈런·타점)까지 해냈다. 오타니-무라카미-요시다로 이어지는 일본 클린업 트리오의 화력은 북·중미 국가들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무라카미는 이번 대회 내내 부진했다. 한 일본 언론은 오타니를 의식한 무라카미가 타격 밸런스에 흔들리는 문제를 겪고 있다는 시선을 갖기도 했다. 일본팬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날 멕시코전도 무라카미는 앞선 4타석에서 삼진 3개를 당했다. 요시다가 7회 말 동점 3점 홈런을 친 뒤에 나선 4번째 타석에서는 김새는 팝플라이로 물러나기도 했다. 그런 무라카미가 오타니와 대주자 유쿄 슈토를 누상에 두고 나선 9회 말 5번째 타석에서 가예고스의 시속 151㎞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을 갈랐다. 오타니가 3루를 돌 때 더그아웃에 있던 일본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승리를 예감했다. 발 빠른 슈토까지 홈인.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무라카미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강공을 선택했다. 그의 머릿속에 희생번트는 없었다. 무라카미가 일본에 승리를 안길 것이라고 믿었다. 오히려 무라카미가 자발적으로 번트를 댈까 고민했다고. 믿음에 부응한 무라카미는 경기 뒤 사령탑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역전 기회를 연 오타니는 "무라카미가 그동안 힘들었을 텐데 마지막에 정말 좋은 스윙을 했다. 내가 출루하면 그가 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후배의 공을 치켜세웠다. 무라카미의 멕시코전 반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진을 털고 한국의 일본전 승리를 이끈 이승엽을 떠올리게 했다. 이승엽은 이전까지 1할대 타율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일본과의 준결승전 2-2로 맞선 8회 타석에서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쳤다. 그는 경기 뒤 눈시울을 붉혔고, 김경문 당시 대표팀 감독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국의 국민 타자와 이제 553경기(5시즌)밖에 뛰지 않은 일본의 신성 거포를 비교하려는 게 아니다. 어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도 쉽게 빼기 어려운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점을 고려해도 '믿음의 야구'가 빛 발한 이날 무라카미의 홈런은 강렬하고 매력이 있었다. '현미경 야구'로 불릴 만큼 분석에 능한 일본 야구대표팀이 이성보다 감성을 바탕으로 선택해 얻은 결과였기에 더욱 그랬다. 안희수 기자 2023.03.22 00:06
스포츠일반

中 빅토르 안, 韓 후배 쓰담쓰담 "순수한 격려" VS "왜 목 흔드나"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를 격려하는 듯한 영상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지난 8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의 선수 격려해 주는 빅토르 안’이란 글이 올라왔다. 첨부된 방송사 영상을 보면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준결승전을 앞두고 몸을 푸는 한국 선수에게 빅토르 안이 다가갔다. 빅토르 안은 한국 선수 목의 뒤쪽 부분을 잡고 머리를 쓰담듬고 손으로 허리를 툭 쳤다. 한국 선수는 빅토르 안에게 목례 하고 자리를 떴다.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한국 국적으로 금메달을 3개 딴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2014년 소치올림픽에 출전했고, 2020년 은퇴해 중국 쇼트트랙 기술 코치를 맡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해 한국 선수의 얼굴이 잘 구별이 안 되지만,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모두 빅토르 안의 한국체대 후배다.한 네티즌은 “영상을 보면 통상적으로 안현수가 한국 선수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다.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국적일 때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적도 있다.반면 편파 판정 논란 여파로 “어디서 외국인 코치가 선배 노릇 하려고 하느냐”는 네티즌들 반응도 있었다. 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A씨는 익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사한거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카메라가 밑으로 내려갈 때 보면 안 코치가 목덜미를 잡고 좌우로 흔든다. 보통은 친해도 어깨를 툭툭 치는 정도다. 코로나19 시국이라 악수도 자제하는데”라고 말했다.A씨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집중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한다. 건드리면 안된다. 모든 포커스가 시합에 맞춰져 있는데. 저도 선수 때 경기를 앞두고 감독, 코치하고만 어떻게 탈 건지 정도만 얘기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이나 수영 선수들이 경기 전에 헤드폰을 끼고 있지 않나. 외부 소리를 차단하기 위함이다”고 했다.그러면서 A씨는 “개인적으로는 선후배라 그런 게 아닌 느낌이 든다. 자칫 ‘마인드 컨트롤을 못하게끔 흔들어 놓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빅토르 안 코치 입장에서 순수하게 한국 후배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이런 오해가 억울할 수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2.09 13:19
야구

'찾았다' 포스트 김광현, '없었다' 국대 4번 타자

이승엽의 후계자는 찾지 못했다. 그러나 포스트 좌완 트리오 시대는 열렸다. 도쿄올림픽에서 확인한 한국 야구의 숙제와 위안이다. 한국 야구가 무너졌다.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전에서 2-7로 완패했다. 5회까지 1득점에 그치며 1-2로 끌려갔고, 6회 수비에서 투수 4명을 투입하고도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름값 있는 타자들은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벤치의 투수 교체 의도도 의구심만 남았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야구 부흥기를 열었다. KBO리그는 800만 관중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선수 몸값 거품 현상과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까지 닥쳤다. 도약 발판으로 기대됐던 도쿄올림픽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렀다. 일본에 이기지 못했고, 미국에 패하며 결승전에서 설욕 기회마저 잃었다. 야구 내적으로도 풀지 못한 숙제가 많다. 우선 붙박이 4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팀 4번 타자는 일본 격파를 주도했다. 베이징올림픽 이승엽이 그랬고, 프리미어12 이대호가 그랬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대회 개막에 앞서 2021 KBO리그 전반기 타율 1위(0.395) 강백호를 새 4번 타자로 낙점했다. 강백호는 첫 경기 이스라엘전과 두 번째 경기 미국전에서 침묵했다. 결국 4번에서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강백호는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2일 이스라엘전에서는 4안타를 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결승 진출이 무산된 미국전에서는 두 차례나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침묵했다. 강백호에 이어 4번 타자로 나선 양의지도 침묵했다. 그는 KBO리그 전반기 홈런 공동 1위. 현역 최고의 포수이자 우승 청부사다. 그러나 도미니카전에서는 희생플라이 타점 1개에 그쳤고, 한국이 11-1 콜드게임 승리한 2일 이스라엘전은 5타수 1안타, 4일 일본전은 삼진만 4개를 당하며 침묵했다. 미국전에서는 김현수가 나섰다. 김현수는 전날 일본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 대회 타율 0.45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그런 김현수조차 5일 미국전에서 4번 타자로 나섰지만, 무안타에 그쳤다.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8회 초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6-2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만큼 중압감이 높은 자리가 4번 타자다. 계보를 이어온 한국 야구 대표 타자들은 이겨내며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새 4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반면 마운드는 희망을 봤다. 신인 투수 이의리가 에이스 자리를 예약했다. 이의리는 5일 미국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6회 1이닝 동안 한국 대표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5점을 낸 미국 타선을 그 전 5이닝 동알 비교적 잘 막아냈다. 주목되는 기록은 삼진. 미국 타자들은 이의리의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포심 패스트볼도 낮은 코스로 잘 던졌기 때문에 미국 타자들은 무작정 낮은 공을 버릴 수 없었다. 이의리는 5이닝 동안 무려 9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의리는 대회 개막 전부터 대표팀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투수로 기대받았다. 특히 김광현과 비견됐다. 프로 데뷔 2년 차에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김광현은 일본전만 두 차례 등판해 승리 발판을 놓았다. 같은 유형(좌완), 비슷한 연차 탓에 이의리가 주목받았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비록 일본전에 등판하진 않았지만, 화력만큼은 뒤지지 않는 미국을 상대로 호투했다. 지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경기에서 자신의 투구를 보여준 멘털도 칭찬을 받을만했다. 한국 야구는 좌완 트로이카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 산하 트리플A)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투수가 필요하다. 도쿄올림픽에서 이의리를 얻었다. 참담한 레이스에서 얻은 유일한 위안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6 07:59
야구

양의지·오재일·황재균 제외, 미국전 선발 라인업 '대폭 변화'

결국 양의지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 준결승전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변화가 많다. 한국은 전날(4일) 열린 한일전에서 2-5로 패했다. 이날 미국전에서도 패하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린다. 김경문 감독은 승리한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전에서 내세웠던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강수를 뒀다. 일단 4번 타자로 나섰던 양의지가 빠졌다. 양의지는 일본전에서 삼진만 4개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타격감이 매우 안 좋다. 1루수를 맡았던 오재일도 빠졌다. 타격 메커니즘이 무너진 상태다. 양의지의 자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 주역 강민호가 나선다. 그는 지난달 29일 열린 이스라엘전에서 선발 투수 원태인과 호흡을 맞췄다. 4번 타자 자리는 김현수가 맡았다. 김현수는 일본전에서 적시타를 쳤다. 현재 한국 타자 중 가장 타격감이 좋다. 오재일이 빠진 1루수도 대신 맡았다. 외야수 박건우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다. 이정후가 김현수가 지키던 좌익수로 이동하고, 박건우는 소속팀(두산)에서 맡던 우익수로 나선다. 내야수 김혜성도 다시 선발에 복귀했다. 2루수를 맡는다. 김경문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황재균을 주 포지션이 아닌 2루수에 기용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박해민(중견수)-강백호(지명타자)-이정후(좌익수)-김현수(1루수)-강민호(포수)-박건우(우익수)-오지환(유격수)-허경민(3루수)-김혜성(2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19세' 좌완 투수 이의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5 18:22
야구

"한국 위해 열심히 뛰었잖아" 13년 전 동병상련 겪었던 G.G 사토, 고우석 위로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결정적인 외야 포구 실책으로 한국에 결승 티켓을 내줬던 전 일본 야구 대표팀 외야수 G.G 사토(43·본명 사토 다카히코)가 한일전 패배의 멍에를 썼던 투수 고우석(23·LG)을 위로했다. 고우석은 지난 4일 2020 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야구 승자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말 야마다 데쓰토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병살 수비 때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고우석은 이후 폭투, 고의볼넷, 볼넷으로 만루에 몰린 후 싹쓸이 2루타를 내주며 이날 패배를 자초했다. 실책의 여파는 온라인에서 폭발했다. 경기 후 각종 커뮤니티에서 비난이 빗발친 것은 물론 포털 사이트의 응원 댓글 창도 경기 후 비난을 의식해 닫혔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결정적인 포구 실책을 범한 사토에게는 남 같지 않은 일이다. 사토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고영민의 뜬공을 포구하지 못해 쐐기점을 허용하며 결승전 티켓을 한국에 넘겨야 했다. 사토는 5일 트위터를 통해 “고우석 선수, 힘들면 나한테 전화하라”라며 “카카오톡으로도 괜찮다”라고 전했다. 이어 “어제 준결승에서 베이스를 밟지 못한 고우석 선수가 한국 미디어에 전범 취급을 받으며 맹렬히 얻어맞고 있는 듯하다”라며 “정말로 그런 행동 하지 말자. 한국을 위해 열심히 한 결과다”라고 고우석을 변호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8.05 18:05
야구

日 언론 “야마다가 ‘한국 킬러’ 모습 발휘··· 37년 만에 야구 金 눈앞”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일본이 한국에 승리를 거두자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며 분위기가 고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4일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남자 준결승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2-5로 석패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8회 말 2사 만루에서 고우석(23·LG)이 야마다 데츠토(29·야쿠르트)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결승전에 선착했다. 한국은 5일 오후 7시 미국과 패자 준결승을 치른다. 일본 언론들은 자국 대표팀이 승리하자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일본 언론은 ‘37년 만에 금메달 획득이 눈앞’, ‘일본이 한국을 이기고 결승 진출’, ‘일본 킬러가 해냈다’ 등의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대체로 일본이 결승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은메달을 확보함과 동시에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되기 전인 1984 LA 올림픽 이후 37년 만에 금메달을 눈앞에 둔 부분에 중점을 뒀다. 올림픽에서 야구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한국에 패한 경기를 언급하며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승부를 펼쳐온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라이벌로서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이 있다”며 “(베이징올림픽에서) 노메달이 그쳤던 악연을 떨쳐버리고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된 뒤 첫 금메달에 한발 다가섰다”고 전했다. 일본은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미국에 패했다. 후지 뉴스 네트워크는 “천적을 격파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고 적었다. 닛칸스포츠도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대표팀)이 한국을 이기고 은메달을 획득했던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5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4연승으로 은메달 이상을 확보했다”며 “메달 획득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후 17년 만이다”고 전했다. 승리의 주역인 야마다를 칭찬하는 언론도 많았다. 야마다는 지난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도 한국을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역전승을 이끈 바 있다. 닛칸스포츠는 “야마다가 ‘한국 킬러’의 모습을 발휘했다”고 적었다. 다이제스트도 “야마다가 멕시코전에 이어 또 한 번 영웅으로 등극했다”고 전했다. 야마다는 앞선 조별리그 멕시코전에서 3점 홈런을 때리는 등 4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8.05 08:05
야구

'1차 결승 도전 좌절' 김경문호, 올림픽 준결승 한·일전 패배

한국 야구가 13년 만에 성사된 올림픽 야구 한·일전에서 패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4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전을 2-5로 패했다. 패자 준결승으로 밀려난 대표팀은 5일 저녁 결승 진출을 놓고 미국과 맞대결한다. 이 경기를 승리하면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만약 패자 준결승에서도 패한다면 7일 낮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 이후 13년 만에 성사된 올림픽 한·일전이었다. 한국은 베이징 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라 9전 전승으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야구는 베이징을 끝으로 올림픽에서 퇴출당했다가 13년 만인 이번 대회 부활했다. 한국은 1회 초 찬스를 놓쳤다. 선두타자 박해민의 볼넷, 1사 후 이정후가 2루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1사 2, 3루에서 4번 양의지와 5번 김현수가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일본은 흔들리던 선발 아마모토 요시노부(5와 3분의 1이닝 9탈삼진 2실점)가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일본은 3회 말 '0'의 균형을 깼다. 선두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카이 타쿠야가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야마다 테츠토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사카모토 하야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첫 점수를 올렸다. 5회 말에는 선두타자 야마다가 2루타를 기록한 뒤 사카모토의 외야 플라이 때 3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1사 3루에서 나온 요시다 마사타카의 중전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한국은 뒷심을 보여줬다. 6회 초 선두타자 박해민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일본 좌익수 곤도 겐스케가 공을 더듬는 사이 2루까지 내달려 무사 2루. 강백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무사 1루에서 이정후의 안타로 1, 3루 찬스를 연결했고 1사 후 김현수가 동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하지만 1사 1, 2루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일본은 8회 말 결승점을 뽑았다.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야마다가 고우석을 상대로 싹쓸이 2루타를 터트렸다. 한국은 4번 양의지가 4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부진한 게 뼈아팠다. 일본은 1번 야마다가 4타수 2안타 1득점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요코하마=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04 22:32
스포츠일반

조코비치, 재연된 올림픽 악몽…최악으로 기억될 도쿄 대회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조박 조코비치(세르비아)에게 2021년 7월과 도쿄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간과 무대가 될 전망이다. 조코비치는 지난 30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신 4강전에서 랭킹 5위 알렉산더 츠베레프(도익)에 1-2(6-1, 3-6. 1-6)으로 완패를 당했다. '골든 그랜드 슬램'이 무산됐다. 조코비치는 올해 열린 세 차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고, 오는 8월 열리는 US오픈 트로피까지 차지하면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선수로 남을 수 있었다. 1세트는 쉽게 따냈다. 그러나 2세트 게임스코어 3-3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3세트는 자신의 서브 게임부터 내주고 시작했다. 다섯 차례 듀스 승부 끝에 2게임을 내준 뒤 급격하게 무너졌다. 조코비치는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개인 '골든 그랜드 슬램'은 실패했지만, 세르비아에 금메달을 안길 기회는 남아 있었다. 리나 스토야노비치(25)와 조를 이룬 혼합복식에서 4강전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대회 개막 전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될 상황에 신이 나지 않지만, 조국을 대표해 올림픽에서 뛰는 건 필수적인 일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목표마저 무산됐다. 단식 패전 뒤 이어진 혼합복시 4강전에서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아슬란 카라체프(28)-엘레나 베시나(35)에 0-2(6-7, 5-7)로 패했다. 조코치비는 올림픽 금메달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세르비아에 금메달을 안기고 싶다는 염원으로 4개 대회 연속 도전했다. 그러나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준결승전에서 동메달 획득에 그쳤고,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4위로 밀렸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후안 마르틴 델포르토(아르헨티나)에게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런던 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상대다. 그러나 4년 사이 델포르토는 랭킹 100위 밖으로 밀릴 만큼 하락세를 탔다. 조코비치는 세계 정상급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도쿄올림픽 테니스는 이변이 속출했다. 여자단식 랭킹 1위 애슐리 바티(호주)와 2위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조기 탈락했다. 조코비치도 불명예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올림필에서는 하루에 단식과 혼합복식에서 모두 패하는 흔치 않은 경험까지 했다. 조코비치는 대회 초반부터 경기 환경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덥고 습한 날씨를 언급하며 경기 시간을 저녁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회가 치러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는 하드코트. 클레이코트나 잔디코트보다 열기를 더 많이 받는다.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에서 뛰었다. 조코비치도 패전 뒤 환경에 대한 언급은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힘든 하루다"라는 말로 이번 대회 심경을 대신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7.31 11:10
야구

일본 야구, 이유 있는 한국 베테랑 경계

"한국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금메달은 없다."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이 19일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했던 이나바 감독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이 한국에 2-6으로 패하며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기억을 돌아봤다. 그는 10년 넘게 한국 야구를 지탱하고 있는 베테랑들을 향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나바 감독은 언론 인터뷰마다 "일본이 틀림없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은사이자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고(故) 호시노 센이치 감독의 묘를 찾아 금메달 획득을 향한 의지를 일본 국민을 향해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이나바 감독이 가장 경계한 국가가 한국이다. 특히 안방을 지키고 있는 강민호(36·삼성)와 양의지(34·NC)를 주목했다. 이나바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두 베테랑 포수가 한국 투수진을 이끌 것이다. 볼 배합 등 경기 운영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을 격침시킨 주역이다. 준결승전에서 당시 프로 데뷔 2년 차였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배터리 호흡을 이뤄, 8이닝 2실점(1자책점)을 합작했다. 5-2로 앞선 8회 말 타석에서는 1타점 적시타를 치며 점수 차를 벌리기도 했다. 양의지는 최근 3시즌(2018~20) 연속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KBO리그 최고 포수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의 마운드 전력은 2019년 11월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보다 낮은 평가받고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김광현과 양현종이 미국 무대에 진출하며 참가하지 못했다. 1군 데뷔 5년 차 이하 젊은 투수들이 유독 많은 점도 변수다. 그러나 현역 포수 중 가장 경험이 많은 두 포수가 안방을 지킨다. 약해진 마운드 전력을 보완한다. 김현수(33·LG)도 일본이 꼽은 경계 대상이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도쿄올림픽 참가국 전력을 소개하며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던 김현수를 언급했다. 일본 야구 매체 '베이스볼 긱스'도 김현수가 2019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 대표팀 우완 투수 야마구치 슌으로부터 홈런을 친 선수라고 소개했다. 김현수 역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이다. 일본과의 예선전에서는 2-2 동점이었던 9회 초 1사 1·2루에서 대타로 출전, 당시 일본 마무리 투수였던 이와세 히토키를 상대로 역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한국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전에서도 0-2로 지고 있던 4회 말 좌전 안타로 추격 득점 발판을 만들었다. 김현수는 도쿄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다. 한국 야구는 'AP 통신'이 20일 발표한 예측에서 메달권 밖으로 밀렸다. 일본은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 일본은 한국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7.21 08:12
야구

日 야구대표팀 감독 “한국 넘지 못하면 금메달 없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대표팀 애칭)의 이나바 아쓰노리(49) 감독이 한국 야구대표팀을 경계했다. 이나바 감독은 18일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에 대해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경험이 있다. 당시 금메달을 획득한 강민호와 베테랑 양의지 두 포수가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 일본 야구대표팀은 19일부터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한다. 이나바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선수로 출전했으나,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패해 노메달에 그쳤다. 일본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나바 감독은 “어느 팀이나 경계를 해야 하지만, 한국과는 매우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한국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금메달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게 일본 야구대표팀에는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나바 감독은 “팬들의 응원을 기대했는데 무관중이 됐다. 편의점에도 갈 수 없는 등 호텔에서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생활에 잘 적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이동이나 식사가 수월하고 말이 통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의 스트레스는 없다는 점은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에는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한국, 이스라엘, 멕시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이 출전한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속했다. B조에는 한국과 미국, 이스라엘이 경쟁한다. 일본 대표팀은 28일 도미니카공화국과 예선라운드 A조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림픽 일정을 시작한다. 한국 대표팀은 29일 이스라엘과 경기를 치른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7.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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